듀오

내 이상형 찾기 백지 상태에서 상대방을 그려라.

내가 접해 본 다양한 회원들 중, 이성을 사귄 경험이 많고 나이가 많은 회원일수록 미팅 상대를 고르는 주문 사항이 까다로운 경향이있다. 이성을 많이 사귄 사람은 그만큼 경험(?)이 많기 때문에 한두가지 조건으로는 만족을 못하기 때문이고, 나이가 많은 사람은 주변에서 듣고 본 것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조건이 까다로워지는 것이다.

그럴 경우엔 당혹스럽고 무기력해지는 건 차치하고라도, 그 회원의 마음에 꼭 드는 회원을 찾느라 진땀을 흘리게 된다. 수만 명의 회원중에 그 단 한 사람의 까다로운 이상형이 존재하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사실 자신의 이상형을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딱 한 사람, 바로 자신이다. 

듀오가 추천한 아무리 멋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눈에 띄지(!)않으면 말짱 헛일. 그렇기 때문에 '내가 어떤 상대를 원하는가'라는 화두는 더욱 중요해진다. 주변 사람들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의견을 통해 무턱대고 '이런 사람은 절대 NO'라고 선을 긋거나, 아예 프로필만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 NO! 라고 선언해왔던 사람들 중에 이미 첫번째 인연이 지나갔을지도 모를 일.

오늘... 내 이상형이 누구인지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사회적인 선입견에 의해 만들어진 이상형인지, 순수한 내 마음에서 나온 이상형인지. 단, 이상형을 점검하기 전에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이 자기 자신은 아닌지 한 번 점검해보자.

작년 여름이었던가. 32세의 나이로 결혼회원에 가입했던 한 여성 회원의 얘기다. 
그 나이가 되도록 변변한 연애 경험 하나 없었지만, 이론만은 연애 박사 수준이었다. 하기야 주위의 친구나 어른들이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조언과 경험담을 들려 주었겠는가. 흔히 입으로 연애하고, 귀로만 결혼한 경우가 바로 이에 해당한다.

그 중 가장 심각했던 건 바로 이런 주문.
"여자 형제가 한 명도 없는 집안의 남자와 미팅을 하고 싶어요. 결혼후 시누이들과 갈등을 빚기는 싫거든요. 그리고 장남은 절대 안 돼요.외아들은 더더욱 싫구요! 남자 형제들만 있는 집의 둘째, 셋째가 좋을것 같아요." 
물론 듀오에 오는 많은 여성 회원들이 '남자 형제만 있는 집안의 남자'를 찾는 게 사실이다.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해방될 수있고, 며느리를 딸처럼 생각하는 시부모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 형제가 많은 집안을 찾기는 쉬워도, 남자형제만 있는 집안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래서 그 여성 회원을 설득하기로 마음 먹고, 
" 여자 형제가 있는 집안은 정이 많아요. 그리고 시어머니나 시아버지의 경우에도 시집간 딸 생각에 며느리를 각별히 생각할 거구요. 반드시 남자 형제들만 있는 집이 좋은 건 아닙니다. 요즘은 시누이와의 갈등보다 동서들 간의 갈등이 더 심하다고들 하더라고요.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시고 전화 주십시오!" 
이렇게 한참을 설득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그 여성 회원으로부터 전화가 걸려 왔다. "저... 한번 해볼게요." 그래서 여자 형제가 있는 집안의 차남인 남성 회원과의 만남을 주선했는데, 지금 목하 열애중이다. 결혼 날짜를 잡았다고 하면서, 시누이들이 정말로 잘해 준다는 자랑도 빠트리지 않았다.

상대방에 대해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던 사람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간다. 
어느 날 한 남성 회원의 조건이 유독 눈에 띄었다. '웃을 때 잇몸이 보이지 않는 여자!' 
그 조건 때문에 여성회원의 웃는 모습이 나온 사진을 몇 분 동안 뚫어지게 보거나 그래도 분간이 
안 갈 때는 여성 회원의 전담 컨설턴트에게 찾아가서 웃는 모습을 기억해 내라고 사정한 적도 있었다.
웃을 때 잇몸이 드러나는 것을 그렇게 싫어했던 그 남성 회원. 
지금쯤 잇몸이 보이지 않는 여자분과 데이트를 잘 하고 있을까? 

외모에 대한 에피소드를 늘어놓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 가지다. 
제발 결혼을 원하는 모든 분들은 백지 상태에서 상대방을 그려 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당신을 만나게 될지 모를 미래의 사랑스런 피앙새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자, 이제부터 눈부시게 새하얀 백지 한 장을 꺼내 놓고 만나게 될 사람을 그려 가기 시작하라.
이왕이면 예쁘게 그리려고 노력하라. 나에게 꼭 어울리는 예쁜 짚신을 말이다.

남자로서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서른 하나의 나이.
연구원이란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있는, 모든 여자들이 선호하는 아들만 있는 집 막내. 감히 준비된 신랑감이라고 불러도 좋을 분이 었는데 그분의 상대 조건은 단 하나,'느낌이 좋은 여자'였다. 좋은 사람들은 많이 만나 보았는데, '바로 이 여자다'하고 '찌리릿' 느낌이 오는 여자가 없었다는 것이다. 

느낌이 좋은 여자!!

이건 평범한 듯하면서도 꽤 까다로운 조건이다. 
학벌이나 외모처럼 드러나는 것이 아닌, '필(feel)'이란 가장 추상적인 조건을 제시한 그 남성 회원은 부족한 2%를 
채워 주는 여자를 지금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그 분께 감히 난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진다. 2% 부족한 느낌은 살면서 사랑으로 채워가도 충분하다고. 100% 완벽한
것은 없다. 100%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간이고, 그 모습이 진정 아름다운 게 아닌가. 듀오를 찾아오는 분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미혼 남녀들은 배우자감으로 100% 이상적인 상대를 꿈꾼다. 물론 인지상정이라고 이해가 된다. 
하지만 나의 경험으로 비춰볼 때, 기준에서 70% 정도만 충족되어도 훌륭한 배우자감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이상형과 100% 들어맞는 사람을 만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좋은 일이겠지만, 현실에 그러한 만남은 존재하기
어렵다. 70% 정도 갖췄다면, 나머지 30%쯤은 사랑과 이해로 충분히 채워갈 수 있다.

사랑을 하고자 하는 솔로들이여!! 
사랑은 완제품이 아니라, 미완성 조립품을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 가는 것이란 사실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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