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당신의 증상을 점검해 보자.
주말에 친구들 만나 술 마시는 것도 싫어진다. 더 이상 실속 없는 연애가 버겁다. 비어가는 통장 보며 혼자 쇼핑하는 것도 지겨워진다. 전화 거는 것보다 정감 있는 편지를 쓰고 싶어진다. 싫어졌던 짜장면이 다시 좋아지기 시작한다. 예쁜 아기를 보면, 자꾸 눈길이 간다. 부모님의 잔소리로부터 탈출하고 싶어진다. 명절 후유증으로 시달린다. 집에 있는 차는 부모님 전용심부름 차로 변용 됐다.
대충 이 정도 증상에 해당된다면, 결혼할 때가 됐다고 보여진다. 왜냐하면,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징조이기 때문이다. 누가 됐든 한시간 안에, 내가 나오라면 두말 않고 나와줬던 친구들도 하나 둘 결혼해 버리고, 혼자서 힘겹게 화려한 솔로를 고집한다면 슬슬 결혼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할 것이다.
얼마 전 가입을 했던 한 여성 회원의 얘기다. 지나는 길에 들린 거라며 어색한 변명을 늘어놓았지만, 난 순간 직감으로 뭔가 우울한 일이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조심스러운 안부 인사와 함께 말을 건네자, 그 회원님 왈, “사실은, 지난 일요일에 단짝이었던 친구가 결혼을 했어요. 그 친구만은 늘 그 자리에 있을 거란 말도 안 되는 욕심을 갖고 있었나 봐요. 행복한 친구의 모습에 이번 주 내내 맘이 텅 빈 것 같아요.“
얘기를 듣고 나자,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사랑하는 친구의 결혼식!! 그것은 그 친구에 대한 사랑과 기대가 한 순간에 무너져 내리는 고통과 소외감을 안겨주었을 것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못된 기집애! 야속한 기집애!”, “의리 없는 짜식~ 배신을 때리다니...”. 떠나는 무심한 친구의 뒤통수에 대고, 수많은 비수를 꽂아보지만 결국 남아있는 자의 슬픔이란 말로 형용하기 힘들 것이다. 든 자린 몰라도, 난 자린 티가 난다는 말처럼, 특히나 커다란 자리를 메우고 있었던 사람의 부재는 인생의 허망함까지 안겨주는 것이다.
이 때, 결혼을 하고 싶다! 결혼을 해야겠다! 라는 다짐을 하게 된다. 열심히 일하며 주말도 없이 보내다가, 어느 날 달력을 보게 됐을 때처럼....현기증 나는 느낌!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 일 것이다. 이렇게 느닷없이 내린 결혼에 대한 결정은, 실수하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