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첫 만남에 성혼할 확률

차중덕/최효빈 커플      [엄영혜 커플매니저]

첫 만남일 : 2019-03-23 결혼일 : 2020-02-23

어느 봄날, 한 어머니가 딸의 배우자 감을 찾아 달라고 가입했습니다. 정작 당사자인 딸은 커플매니저인 제게 맡겨진 상황을 모르고 있었고, 어머니 지인의 소개로 맞선을 보는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효빈 님이 순수하고 착하기는 하지만, 결혼과 출산 의지가 별로 없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당사자의 의지가 강해도 배우자를 찾는 과정이 쉽지 않은데 의지도 없고 소개 과정도 모르는 여성을 결혼시키려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맡겨진 상황에 최선을 다해 보자는 마음으로 배우자 감을 찾아보았습니다.

대학교수 집안 분위기에 맞게 여성의 어머니는 신랑감 역시 대학교수이길 원했습니다. 심사숙고하여 남성을 찾아 매칭하고 추천했으나, 효빈 님이 맞선을 안 본다고 해 두 달 정도 진행을 홀딩하는 상황에 놓였고 기운이 좀 빠지기도 했습니다. 어머니가 두 달여간 딸을 설득해 겨우 마음을 돌렸고, 결국 다시 소개받기로 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다른 매니저와 적극적으로 매칭을 논의하던 중 진중한 대학교수 회원님이 눈에 띄었고, 두 분이 잘 맞을 거 같아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걱정과 우려에도 다행히 두 분의 만남이 잘 이루어졌고, 서로 ‘나쁘지 않아 한 번 더 만나 보겠다’는 피드백이 왔습니다. 그러나 여성의 어머니는 딸이 더 이상 설득되지 않아 두 번째 맞선은 어렵다며 다시 진행을 홀딩했습니다. 어머니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딸의 나이가 적지 않은 상황이라 걱정이 태산 같았고, 올해 안에 꼭 결혼시키고 싶다고 했지만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 간절한 마음으로 효빈 님의 애프터 만남을 응원하며 기다렸습니다.

다행히 어머니처럼 회원님도 차분하고 소녀 감성을 지닌 속 깊은 여성이라 무던하고 요란하지 않게 만남을 이어 갔습니다. 그렇게 두 분이 만남을 이어 가던 중 어떠한 결정적인 계기로 남성은 이 여성 회원님과 결혼하기로 마음을 정하게 됩니다.

남성의 부친이 갑작스럽게 작고하셨는데, 속 깊은 우리 효빈 님이 장례 3일장 동안 남성 곁을 지키며 위로해 주었던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일가친척들과 인사를 나눴고, 이를 계기로 여성에 대한 믿음이 더 확고해졌던 것 같아요. 반면에 효빈 님은 결혼이 급하지도 절실하지도 않았고 출산 의지도 없던 터라, 이 점이 남성 회원님에게는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여성을 설득하고 설득하여 자녀 한 명은 낳자는 데 마음을 모았고, 결국 만난 지 1년이 안되어 결혼 날짜를 잡게 되었습니다.

결혼 준비나 예식 절차 등에 관해서는 부모님이 관여하지 않고, 오롯이 두 사람이 상의하여 결정하도록 맡겨 두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 커플의 매칭, 소개, 만남의 자리를 만들면서 인상적이었던 것은, 양가 부모님과 회원님 커플 모두 같은 학교 동문이라는 점이었는데, 이러한 공통점이 서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았습니다. 성혼의 결실을 보면서 '두 사람이 인연이었구나' 싶었고, 매니저로서 ‘내가 매칭을 참 잘했다’는 뿌듯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결혼과 출산율 저하로 국가적 고민이 큰 요즘, 소중한 가정이 이루어지는 데 보탬이 된 것 같아서 보람을 느꼈고, 매니저의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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