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때와 장소를 가리자

더운 여름철에는 사람들이 모두 지치고, 짜증이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누구를 만난다거나 어디를 돌아다니는 것조차 귀찮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다고 자신의 소중한 반쪽과의 만남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지 않은가! 덥고 지치는 여름철에 상대방을 시원하게 만들 수 있는 데이트 코스를 준비한다면, 오히려 효과를 배가 시킬 수 있다. 하지만, 나름대로 계절에 맞는 데이트를 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오버를 하고 마는 경우도 있었다. 바로 ‘이열치열’ 이라는 선조들의 지혜를 이어받아 미팅 상대를 삼계탕 집으로 끌고 갔던 한 남성회원의 경우가 그것이다.
그나마 냉방시설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그곳은 실내의 열기와 펄펄 끓는 삼계탕의 뜨거움이 서로 만나 이열치열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었는데, 상대 여성의 얼굴은 순식간에 땀으로 얼룩지고, 숨은 가빠졌다. 결국 음식은 먹는 둥 마는 둥, 하고는 얼른 그곳을 빠져 나오고 말았다. 그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자신과 어울리는지조차 생각할 틈도 없이 말이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란 말인가! 한여름에 삼계탕이라니! 보신탕을 먹으러 가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 여겨진다.

원래 잘 먹는 여자,남자가 복 있다는 말을 한다. 깨작대며 먹는 여자를 보면, 까탈스런 성품이 드러나기 때문에 실패하고, 이것저것 따지면서 먹는 남자를 보면, 편력이 심한 성격이 드러나기 때문에 거의 100% 실패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먹성 좋은 사람은 성격도 좋고, 소탈하다는 생각을 갖게 마련인데, 하지만, 무조건 잘 먹는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다.
굉장히 솔직하고, 시원스러운 성격의 여성회원이 계셨다. 그런데, 미팅 때마다 내숭을 떨지 못해 실패하곤 하는 케이스였다. 그날도 여성의 그런 성격을 상대에게 잘 말씀 드렸지만, 실패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의 너무 솔직한 성격 때문이었다. 내숭을 떨지 못하는 그녀의 성격 때문에, 잘 될 수도 있었던 만남이 실패하고 만 것이다. 두 분이 만나 향한 장소는 강남 역의 유명한 스파게티 집이었다.
먹성이 워낙 좋았던 여성회원은 마침 새로운 크림소스 스파게티가 출시된 것을 발견하고는 ‘잘됐다’며 주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음식이 나오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남성의 설명에 의하면 이러했다. 여성이 그 맛에 감탄한 나머지, 자신은 관심도 없는 음식에 관한 얘기로 일관을 하더라는 것이었다. 결국 남성 회원은 음식을 남기고, 끝까지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은 여성회원을 보니 조금 화가 나더라는 것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 여성회원께 조언을 드렸다. 첫만남 때는 음식을 조금 남기는 것도 전략 중의 하나라고 말이다. 내숭떨지 않는 모습도 좋지만, 너무 지나치면, 상대방에게는 관심이 없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말하자,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끄덕하셨다. 너무 음식만 먹는 것도, 에티켓에 어긋난다는 사실, 반드시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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