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남자의 부모님께 프로포즈한 여자

그다지 기대하지 않고 나간 자리에서 첫눈에 반해버린 커플이 있었다.
첫 만남 이후 적극적인 교제가 이뤄졌고, 남성 회원이 부모님께 말씀 드리자 부모께서는 여성회원의 출신지를 궁금해 하셨다. 그리고 여성 회원의 부모님이 호남 출신임을 안 남자 측 부모님께서는 결혼을 완강히 반대하셨다. 말로만 듣던 지역감정의 깊은 골이 정치판이 아닌 성역 없다는 사랑에까지 이렇게 큰 장애물로 등장할 줄이야 그 누가 알았겠는가! 사랑은 나이도, 국경도 초월한다는데……

그때부터 남성회원은 말없는 시위를 시작하였다. 그 시위라는 것이 다른 것은 아니고, 매일 술 먹고 집에 들어가서 울었다는 것이다. 남자로서 할 일은 못되지만, 아주 서럽게 울었다고 한다.

아들의 괴로움을 보다 못한 남성 회원의 부모님은, 일단은 여성회원을 한 번 만나보겠다고 한 발 양보했다. 여성 회원은 남성 회원의 집을 방문하는 날, 전통 전라도 ‘장아찌와 갓김치’를 준비해 갔다. 여성 회원의 집안 음식을 맛본 남성 회원의 아버지께서는 마음이 180도 변하셨다고 하는데, 이유는 단 한가지였다. 김치를 가져온 여성 회원의 소박함에 ‘이 아이야말로 우리 집안의 며느릿감이다’ 싶었다는 것이다. 손수 담근 김치를 가져가서 여성 회원은 부모님께 이런 프로포즈를 했다.
“저도 이렇게 맛있게 김치를 담글 수 있습니다. 혹시 맛있는 김치를 담글 줄 아는 며느릿감을 찾으신다면, 저는 어떠실까 해서 가져와 봤습니다.”

하여튼, 성공적인 프로포즈였던 것만은 틀림없다. 꼭 당사자에게만 프로포즈를 하란 법이 있나? 누구에게 프로포즈 하든, 결혼에 골인할 수 있다면 그게 무슨 상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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