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능한 차는 한 대만, 걷는 데이트도 괜찮은 추억~!!
요즘 운전 못하면 간첩이고, 차 없으면 능력 없는 거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솔로들은 차를 갖고 있다. 그 때문에 생긴 해프닝 하나.
여성은 대학시간 강사였고, 남자분은 웹 프로그래머였다. 두 분은 금요일 저녁, 논현동에서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당일, 다시 한번 시간과 장소를 확인하고 마음을 놓았는데, 다음날 확인차 전화를 드렸더니, 남자분이 흥분조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소개해주신 분이 맘에 안 들었으면, 정말 짜증날 뻔했어요!"
알고 보니, 여성이 분당쪽에서 강의를 마치고, 집에 들러 차를 놓고 간다는 게 습관 때문에 곧바로 미팅장소로 갔던 것이었다. 까페에서 무사히 남자분을 만나고, 저녁식사를 하러 이동하는데, 어쩔 수 없이, 두 분다 차가 있어서 따로따로 이동하게 되고 말았다.
그런데, 바로 뒤따라간다는 게, 여성이 핸드폰을 받느라 남자분의 차를 놓치고 만 것이었다.
결국 그 쪽 지리에 어두운 여성은 남자분과의 통화에도 몇 번을 헤매다가 1시간을 넘게 까먹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두 분은 결국 9시가 될 때까지 뱃속의 꼬르륵 소리를 즐거운 왈츠처럼 듣고 있어야 했던 악몽을 겪어야 했다.
수많은 여성 솔로들이여. 맛있는 건 이해하지만, 부디 양쪽 입가에 자장을 실컷 묻히며 먹을 수 있는 자장면이나, 개구리처럼 입을 함지박만하게 벌려서 넣어야 하는 쌈밥, 그리고 이에 고춧가루가 낄 수 있는 감자탕과 비빔냉면, 칠칠치 못하게 흘리며 먹기 쉬운 햄버거, 그리고 뜨거워서 땀이 뚝뚝 떨어지기 쉬운 설렁탕 등은 피하시길 바란다.
뒷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를 보여주기, 적당히 강약을 조절해서~!!
여자들 앞에선 무릎이 깨지도록 다쳐도 대범한 척, 남자다운 척, 아무렇지 않은 척 넘어가던 남자도, 혼자 있을 땐 손톱에 가시만 들어가도 호들갑을 떨곤 한다. 겉으론 점잖은 척 뉴욕 타임즈를 읽던 남자도, 혼자 있을 땐 <플레이보이> 잡지나, 포르노 비디오를 몰래 보곤 한다.
여자도 다르지 않다. 남들 앞에선 다른 사람 흉 보는 게 너무 나쁜 짓인 것처럼 혼자 착한 척 다 하던 여자도, 자기들끼리 있을 땐 옆에서 듣기 겁날 정도로 난도질을 해댄다. 남자와 있을 땐, 머리 위에 후광이라도 빛날 것처럼 천사같이 굴던 여자도, 그 남자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곳에선 찌를 듯이 날카로운 손톱을 갈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 누가 알겠는가. 샐러드밖에 먹지 않던 여자가, 알고 보니 자기 침대에 누워 아이스크림에 숟가락을 파묻고 퍼먹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말이다. 또, 종이 한 장 흐트러지면 큰일 날 듯, 깔끔을 떨던 여자가, 알고 보니 자신의 침대 옆에 높이 쌓인 잡지책들이 피사의 사탑처럼 쓰러질 듯 놓여있다는 모습을 말이다.
아마도, 이런 모습은 알고싶지도 않을 것이고, 웬만하면 알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것 또한,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에서이다. 이런 행동들을 모두다, 솔직하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보인다면, 그건 솔직하다기보다는 뻔뻔스럽다는 표현을 쓰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 누구라도 두 얼굴을 갖고 살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선 솜사탕보다 더 부드러운 말들을 쏟아내다가도, 운전대를 잡으면 험한 말들이 저절로 튀어나오기 십상인 것처럼, 나도 모르게 갖고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종종 발견하고 깜짝 놀라게 된다.
하지만, 어떤 일을 당해도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다는 건, 더 무서운 일이란 생각이 든다. 그만큼 자신을 잘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크레믈린처럼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론 웃는 얼굴로 슬픔을 위장할 줄도 알고, 미소로 미움을 감춰둘 수도 있기 때문에, 사람이란 존재가 더 사랑스러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은 건 당연하지 않은가.
뭐든지 너무 발가벗겨진 상태로 나를 내보이는 건 위험하다. 상대방이 나로 인해 가질 수 있는 사랑의 환상을 깨뜨리는 무례한 행동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숭' 이란 건, 사랑스러운 당신을 만드는 데 필수적이란 걸 명심하라. 감출 건 감추고, 내보일 건 내보이는 게 21세기형 사랑의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