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첫 만남. 하지만 이때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던 여자가 화장실을 간다며 일어서다가 다리를 삐끗하며 넘어진다면?
점잖은 신사인 줄만 알았던 그가 3차로 노래방엘 갔더니 김수철의 <정신 차려, 이 친구야>를 양쪽 발을 팔짝거리며 부르다 문에 머리를 부딪힌다면? 마치 취조 나온 듯이 또박또박 꼬치꼬치 캐묻던 그녀가 갑자기 ‘에에에에~취!’ 하며 재채기를 한다면? 지적으로 보이던 그가 말하는 도중, 콧바람이 너무 세서 눈앞의 촛불이 훅 꺼져 버린다면? 우아하게 보이던 그녀가 주문할 때, ‘오렌즈 주스 한 잔이요’라고 해야할 것을, ‘오렌지자스 한 주요’라고 말한다면?
처음엔 당황하겠지만, 곧 웃음바다로 변해 버릴 것이다.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 해도 역시 완벽할 수는 없다. 그렇다, 처음 만난 사람의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이것이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때로는 일부러라도 실수를 하라.
미국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남성 회원이 있었다. 그는 짧은 방학 기간을 이용해 잠깐 귀국한 것인 만큼, 단기간 내에 최대한 많은 미팅을 주선해 달라고 각별히 부탁을 했다. 그리고 서둘러서 이틀 후에 만남을 갖게 되었다. 미팅에 나온 여성 회원이 마음에 들었던지 그는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대접했고, 그 이후 두 사람은 여의도 공원을 거닐었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가 배를 움켜잡으며 복통을 호소하는 게 아닌가. 당황한 그는 어찌할 바를 몰라 발을 동동 구르다가, 긴급 구조대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열심히 버튼을 눌러댔다. 하지만 하늘도 무심하시지, 계속 먹통이 아닌가! 간신히 몸을 일으키고 그의 모습을 보던 여자도 그 아픈 와중에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는 죽어라고 911을 눌러 대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아픈 배를 움켜잡은 채 웃음 반, 울음 반 섞인 목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하… 한국은 이… 이… 일일구우… 일일구우!”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의 실수 때문이었다. 물론 그들은 지금 119에 소문이 날 정도로 뜨겁게 불타는 연애를 하고 있다고 한다.
얼굴 빨개지도록 창피스러운 실수라도, 그 사람의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이라면 한번 해 볼만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