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백지상태에서 상대방을 그려라

내가 접해 본 다양한 회원들 중, 여자를 사귄 경험이 많은 남자일수록 미팅 상대를 고를 때 주문 사항이 까다로운 경향이 있다. 그럴 경우엔 당혹스러움은 차치하고서라도, 그 회원의 마음에 꼭 드는 회원을 찾느라 진땀을 흘리게 된다.

상대방에 대해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했던 사람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쳐간다. 배우자를 고를 때 원하는 조건이 워낙 다양하다 보니 웬만큼 특이한 조건에는 별로 놀라지도 않게 되었는데…
어느 날 한 남성 회원의 조건이 유독 눈에 띄었다.
‘웃을 때 잇몸이 보이지 않는 여자!’
그 조건 때문에 여성 회원의 웃는 모습이 나온 사진을 몇 분 동안 뚫어지게 보거나 그래도 분간이 안 갈 때는 여성 회원의 전담 컨설턴트에게 찾아가서 웃는 모습을 기억해 내라고 사정한 적도 있었다. 웃을 때 잇몸이 드러나는 것을 그렇데 싫어했던 그 남성 회원. 지금쯤 잇몸이 보이지 않는 여자분과 데이트를 잘 하고 있을까?
하지만 그렇게 까다로운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믿기 힘들지만, 그 나이 될 때까지 연애 경험이 없는 남성 회원도 있었다. 듀오를 통해서 네 번 한 미팅이 여자와 일 대 일로 만난 유일한 경험이었다고 말하는 사람이었는데, 결국 그 회원은 미팅을 통해 한 여자와 사랑에 푹 빠지게 되었다. 그때부터 매주 한 번씩 본인의 연애 이야기를 알콩달콩 전해 주던 순진하고 정 많던 그분. 지금도 생각하면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외모에 대한 에피소드를 늘어놓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 가지다. 제발 결혼을 원하는 모든 분들은 백지 상태에서 상대방을 그려 보았으면 하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당신을 만나게 될지 모를 미래의 사랑스런 피앙새를 위해서라도 말이다.
100% 만족스러운 상대를 만나긴 어렵다.
먼저 상대의 단점을 보려고 하지 말고, 장점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선입견과 편견으로 가려진 눈으로는 상대방의 진면목을 절대 볼 수 없다.
자, 이제부터 눈부시게 새하얀 백지 한 장을 꺼내 놓고 만나게 될 사람을 그려 가기 시작하라. 이왕이면 예쁘게 그리려고 노력하라. 나에게 꼭 어울리는 예쁜 짚신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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