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큼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고, 어느 정도 결혼을 위해 기다릴 수 있는가에 대해 얘기해 보자.
회원과 커플매니저의 인연은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 정도이다. 그 관계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솔직한 대화가 최우선인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37세의 노총각이었던 그분은 부모님의 성화에 못 이겨 듀오를 방문했고, 상담을 할 때도 겨우 대답만 할 정도여서 내심 걱정을 많이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분의 미팅 일정을 잡는 것은 한마디로 전쟁이었다.
중국과 대만을 오가며 무역을 하는 터라 미팅 시간을 조절하려면 평균 7,8통 이상의 전화를 해야만 했고, 약속을 하고도 미팅 당일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미팅을 해도 결과가 좋지 않아 짝을 만나지 못한 채 8개월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마지막 미팅만을 남겨 놓은 시점이 되었다. 나에게는 상당한 부담이었다. 그분이 커플로 연결되지 못한 것이 꼭 내 탓인 것만 같아 속이 상하고 초조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분과 어머니는 끝까지 별다른 항의 없이 기다려 주셨고, 만약 안 되면 될 때까지 재가입을 하겠다며 나를 믿어 주었다. 그런 믿음과 기다림의 미덕을 하늘이 알아줬을까.
고민에 잠겨 있던 토요일 오후.
한 여성회원이 회사를 방문하였다. 특별히 빼어난 미모는 아니었지만 웃는 모습이 복스럽고 서글서글한 매력이 있었으며 상대에 대한 배려가 몸에 밴 듯했다. 여자의 직감으로, 바로 이분이다 싶었다.
여성회원의 신원 조회를 마치자마자 그 남자분과 미팅을 잡았다. 그 이후로는 더 이상 내가 할 일이 없었다. 두 달 만에 결혼에 골인한 것이다. 그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가 부모님과 함께 나를 찾아와 고맙다는 인사를 눈으로 전하는 순간…… 결혼은 기다림이구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인연은 그리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마음이 급하다고 성사되는 게 결혼은 아니다. 그 어떤 일보다 신중해야 하며 인내를 가질 필요가 있다.
여자에겐 기다리는 능력이 아주 독특하다. 손톱에 발라 놓은 매니큐어가 다 마르기 전까지는 꼼짝 않고 앉아 있고, 아무리 갖고 싶은 물건이 있어도 ‘바겐세일 때까진 안 돼’ 하면서 과감히 뒤돌아설 줄도 안다. 지각을 할망정 머리가 헝클어지는 만원 지하철엔 절대 타지 않고 다음 차를 기다리는 대단한 기다림의 능력을 갖고 있다.
이 놀라운 기다림의 능력을 이제는 좀 의미 있는 곳에 쏟아야 한다.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만날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면, 그때 능력을 발휘하여 편안하고 즐거운 맘으로 기다려 보자.
이번엔, 결혼에 대해 진지하고 성실한 태도를 지닌 한 회원의 얘기를 해보려 한다. 모범 회원이라고나 할까. 지난 여름, 깔끔한 마스크와 성실한 이미지의 남자분이 상담실을 두드렸다. 상담에 임하는 그의 손에는 노트가 한 권 들려 있었고, 그 노트 안에는 잘 정리된 질문 내용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준비한 내용을 토대로, 그분은 듀오 시스템에서부터 본인이 원하는 상대 여자의 프로필까지 세세하게 질문하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참으로 신선했다. 그렇게 진지하게 임하는 회원 앞에서 나는 좀 더 의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됐고, 그분은 가입을 했다.
가입 후에도 그분은 모범 회원으로서의 모습을 잃지 않았다. 여자의 프로필을 소개하면 꼭 메모해 뒀다가 미팅에 임하고, 미팅을 하고 난 후에도 미팅 경과를 일일이 보고해 주는 등 결혼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보여 주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더니, 얼마 후 그분으로부터 곧 결혼한다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평생의 반려자를 고르기 위해 상대의 조건을 까다롭게 제시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스스로 상대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누군가 나를 위해 노력해 주기만을 바랄 뿐, 내가 노력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며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억하라!!!
스스로 구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고, 스스로 두드리는 자에게만 결혼의 문은 활짝 열리는 법이란 걸 말이다. 좋은 상대를 만나 결혼할 수 있는 비결은, 바로 결혼에 대한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가 최고란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