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내 사랑 못난이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은 결코 커플을 비하하는 표현이 아니다. 누가 봐도 잘 어울리고 천생연분이란 느낌이 드는 커플에게 우리 흔히 이런 표현을 쓴다. ‘제 눈의 안경이다’라는 말도 그런 비슷한 경우다.
나와 결혼할 상대로 최적의 조건을 가진 사람은, 바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줄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반쪽의 하트를 들고 있는 또 한 사람을 만나 예쁘고 완전한 하트를 완성할 수 있는 그런 사람 말이다.
남성회원은 훤칠한 키에 조각 같은 이목구비를 지닌 잘생긴, 소위 킹카에 속하는 분이었다. 관리자가 지정된 후 나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 이 회원을 두고, 우리 직원들까지 나서서 다들 누구냐고 물어볼 정도로 멋진 외모를 지닌 그런 남성이었다.
하지만 옥에도 티가 있는 법. 그렇게 수려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여성 앞에만 서면 말문이 막혀서 말 한마디 제대로 꺼내지 못하는 너무나 수줍음 많은 남성이었던 것이다.
“저…, 제가 말주변이 좀 없어서요. 참 이상하게도… 여자분 앞에서는 말이 잘 안 나와요. 그래서… 전… 말씀을 잘하고 활달한 여성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나와 잠시 얘기를 나누던 그 몇 분 동안에도, 남성은 말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쑥스러워했다. 그분을 뵙고 나서, 언뜻 머리를 스치는 여성 회원이 한 사람 있었다. 그 여성은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항상 나를 즐겁게 해주는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뭐가 그리 좋은지 깔깔대고 웃으며 경쾌한 목소리로 회사에서 있었던 얘기, 점심 시간에 먹었던 음식 얘기, 그러다가 정 할 말이 없을 때는 지난번에 만났던 남성에 대한 본인의 느낌을 얘기했는데, 그 묘사나 비유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일로 지쳐 있을 때 이 여성분과 얘기를 나누다 보면 나도 모르게 유쾌해졌다.
그런 여성 회원의 희망사항은 항상 같았다.
“선생님, 저는요, 제가 말을 잘하는 편이니까 남성은 좀 과묵하고 조용한 분이 좋아요. 그리고 사진 보셔서 아시겠지만, 제가 썩 예쁜 편이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전 잘생긴 남자가 좋아요. 히히!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외모가 준수한 남성을 소개받을 순 없을까요? 네? 선생니임~!”
이렇게 상반된 성격과 외모를 가진 남녀 회원과 이제껏 미팅을 가졌던 다른 회원들의 반응은 모두 한결같았다.
“그 남성회원이요? 음, 외모는 마음에 드는데요…, 진짜루 처음 봤을 때는 긴장되더라구요. 너무 잘 생기셔서. 그런데 너무 말씀이 없으세요. 제 얼굴도 제대로 못 쳐다고보시구요. 너무 수줍음을 타니까 같이 있기가 힘들었어요.”
“아, 그 여성회원이요? 성격이 활달하고 귀엽더라구요. 말하는 게 너무 잼ㅆ어요!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다섯 시간이나 얘기한 거있죠? 그런데 저도 남자인지라… 조금 예쁜 분으로 만나 보면 안 될까요?”
그렇게 두 사람의 미팅 상황을 지켜보던 나는, 원하는 조건이 바로 서로의 모습이 아닌가를 생각해 보게 됐다. 잘생긴 외모의 남성을 만나고자하는 재담꾼 여성 회원과, 적극적이고 발랄한 성격의 여성을 원하는 준수한 외모의 남성 회원! 아무리 생각해도 이보다 더 잘 맞을 순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이 적중해서일까, 아니면 그들이 천생연분이기 때문일까? 그 둘은 서로 상대의 매력에 빠져 급기야 결혼에까지 골인햇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들이 노래방엘 가면 꼭 부르는 노래가 있는데, 바로 윤종신으 ‘내 사랑 못난이’라는 것이다. 그녀의 주제가라고 하면서 말이다.
또 한 가지는, 다른 사람들은 타박하던 여성 회원의 외모가 그 남성 회원에게는 세상에서 제일 예뻐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저 행복해서 입을 귀에 걸고 다닐 수밖에 없다는 두 분의 얘기는, 결혼에 이르는 길을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내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반쪽을 찾으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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