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생 찾기‘란 커뮤니티 사이트가 국내에 유행한 건 우연이 아니다. 정을 중하게 여기고,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한민족의 감정 때문에, 이런 기획들이 척척 맞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의 조건을 만족시키면서도, 동창생으로 전혀 낯설지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이라면? 혹은, 한 동네에서 팬티만 입고 놀던 사이였다면? 불량식품과 흙장난, 그리고 서로의 치부까지도 함께 나눈 사이라면?
아마,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초등학교 동창들을 찾기 위해 수많은 솔로들의 눈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겠는가. 하지만, 동창이라 해도, 내가 원하는 조건에 부합되기 위해선 아무래도 신원보증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다.
그래서, 결혼 정보회사를 찾는 사람들 중에는 동창생이나, 어릴 적 죽마고우를 만나 성혼이 이뤄지는 경우가 참 많다. 그 예를 하나만 들어보자.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코메디보다 더 재미있는 일들이 종종 일어난다. 하루는 한 남성회원에게 전화가 왔는데, 마구 웃는 것이었다. 왜 그러냐고 물어도 대답을 잘 안 해주는 그 회원을 졸라 얘길 들었더니, 그 남성이 미팅장소에 나갔는데, 여성이 너무나 낯이 익더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출신학교부터 고향까지 하나하나 설문조사를 했더니, 글쎄, 그 여성은 바로 학교도 들어가기 전에 동네에서 함께 놀던 소꼽친구였던 것이었다.
그 순간 나온 남성회원의 느닷없는 말, “네가 그때 그 울보란 말야? 난 그때 코를 많이 흘렸던 그 코찔찔이야.” 두 사람이 잘된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이렇게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커플들도 있다. 생각해보라. 남은 평생을 함께하며, 이런 저런 얘기로 서로의 기억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내 배우자가 된다고 말이다. 그것도, 내가 원하는 훌륭한 모습으로 성장하였다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멋진 배우자를 찾는 란에, ‘동창생이나 소꼽친구였으면 더욱 좋겠다‘ 라는 말도 하나 곁들여 써놓으면 어떨까.
다만 동창이라 할지라도 내가 원하는 조건을 갖추지 않았다거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에는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다. 치기 어렸던 때의 풋사랑이나, 마냥 향수에 젖어 평생의 반려자를 택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