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7년 연애도 물거품

가을이 다가올 때면 생각나는 한 회원이 있다. 약간은 마른 몸매에 다소곳함이 웬지 수줍게 느껴졌던 여성회원. 처음 그분과 상담을 하게 되었을 때, 왠지 모를 슬픔과 외로움이 묻어나는 듯 해서, 더 관심이 가게 됐었다.

상대 남성의 조건을 젖는 것도 다른 분들과는 사뭇 달랐다. ‘나만을 사랑해 줄 남자’. 학벌이나 직업, 그리고 외모도 아니고 ‘나만을 사랑해줄 남자’라니.... 하지만, 그녀의 진지한 태도에 나는 그녀를 나무랄 수 없었다. 결혼은 ‘사랑’도 중요하지만, ‘조건’도 무시할 수 없다는 그런 교과서적인 말이 통할 것처럼 보이지 않았던 그 여성회원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7년 동안 사귀어 온 남자가 있었거든요. 군대 다녀오고, 학교 졸업할 때까지 7년을 기다렸는데...” 말꼬리를 흐렸지만, 듣지 않아도 그 분의 사연이 마음으로 전해졌다.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건 몰라도 한 여자에게만 충실할 수 있는 남자분을 꼭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
마음속의 연민으로 확신할 수 없는 약속을 했지만, 간절히 바랬던 바였다. 대신, 그 분을 담당할 커플 매니저에게도 여러 번 부탁을 해서, 성실하고 믿을 만한 분을 꼭 소개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했다.

내 정성이 하늘에 닿았을까...몇 번의 소개 이후, 그분은 자신의 짝을 만나게 되었고, 현재까지는 별 탈 없이 평탄한 부부생활을 하고 계신다. 사랑으로 입은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되나 보다.

사실, 직업이 ‘커플 매니저’인 사람은 좋은 사람을 보면, 좋은 사람을 소개 시켜 주고 싶어진다. 본능이랄까. 하지만, 이런 경우, 해바라기 같은 사랑을 간직했던 한 여자를 연애대상과 결혼대상으로 나눠서 생각한 상대남자가 너무나 원망스러워진다. 감정적이면 더더욱 안 되는 직업이지만, 여자라면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애의 실패는 사람의 맘속에 큰 상처를 남긴다. 그렇다고, 그 상처를 자꾸 건드리며 아파하면 더 덧날뿐! 이런 경우, 빨리 더 좋은 상대를 만나는 것만이 치유방법이란 걸 잘 알고 있다. 나를 찾아준 그 여성회원의 믿음이 고마웠다.
보통의 경우, 이런 심한 상처를 안고있으면, 만났던 기간의 배는 힘들어 하기 마련이다.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 것은 본인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연애에서 실패한 모든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다.
“보란 듯이 사는 것이다.”
방구석에서 눈물지으며, 멍하니 거울만 바라보고 있는다고 상처가 치유되고, 떠나간 사람이 되돌아오진 않는다. 냉철해지라. 연애는 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너무도 많이 내포하고 있다. 그런 마음의 준비도 하지 못하고 연애를 했다면, 거기엔 자신의 잘못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런 실패를 딛고 일어설 때, 더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아무도 나를 불쌍하게 여겨서 구제해주지 못한다.

부모님? 친구들? 직장 동료들? 어림없다. 나 스스로 밖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바로 ‘사랑의 상처’다. 과거에 연애상대로 밖에 여겨지지 않아서 실패했다면, 현재부터는 ‘결혼상대’ 가 될 수 있도록 여우 짓도 과감히 해야 한다.

내가 즐겨봤던 드라마 중에 ‘여자만세’ 라는 것이 있는데 학교 때부터 줄기차게 사랑했던 남자에게 버림받은 한 여자가,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눈물 나고 재미있게 엮은 드라마다. 결혼상대를 찾아 연애 상대였던 그녀를 차고 떠난 남자는, 결혼한 후, 곧 후회하게 된다. 그렇게 지친 심신으로 그녀를 다시 찾아온 남자에게 여자는 연민을 갖게 되고, 만남을 갖는다. 하지만, 결국 한번 이용한 남자는 그녀를 또다시 이용할 수밖에 없다.

명심하라.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널 필요가 있고, 사람 보는 눈. 바로 그것을 길러야 한다. 그러니까, ‘누구를 만날 것인가!’ 는 엄청나게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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