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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각의 비애

그렇다고 ‘노총각’의 ‘노’자는 ‘노처녀’에 비해 형편이 나은가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사실 노처녀 못잖게 그 비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 노총각이다. 그럼에도 ‘노총각’이 쉽게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은 남자가 여자보다 상대적으로 나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기 때문인데, 알고 보면 불쌍한 노총각들의 숫자는 상상을 불허한다.

남자 나이도 ‘서른’이 고비인 것만은 확실하다. 남자도 서른 고개를 넘으면 꾀죄죄한 홀아비 냄새를 슬슬 풍기기 시작한다. 일단 결혼한 신랑들의 옷차림은 아내의 정성스런 손길로 빛이 난다. 예전부터 입던 옷인데도 새삼스럽게 산뜻해 보이고 구석구석 사랑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반면 노총각들은 아무리 좋은 상표의 최고급 옷을 입어도 초라해 보이고 궁상맞기 그지없다. 총각 친구들끼리 어울리던 때의 호기는 온데간데없고, 이젠 결혼에서 탈락한 노총각들이 외로운 술자리를 지킬 뿐이다.
구미에서 ‘독신 남성’이 홀로 수절하는 경우는 드물다. 결혼만 안 했다 뿐이지, 동거 생활을 하는 남성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경우 독신 남성들은 말 그대로 ‘독신’ 생활을 하고 있다.

노총각이 증가 일로에 있는 이유는 자명하다. 왜냐하면 우리 나라의 노처녀들은 비록 노처녀일지언정 자만심인지 콤플렉스인지 모를 콧대가 엄청 높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상형에 맞는 남자가 꽃다발을 들고 나타날 때까지 ‘결혼’과 타협하지 않는다. 시집을 안 갔으면 안 갔지, 조건을 낮추는 건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 봤는가? 백수 노처녀들이 좋은 카페를 찾아다니며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고, 잡지에 나오는 유명 브랜드 이름을 줄줄이 궤고 다니며 옷이건 신발이건 브랜드가 아니면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고급 문화의 정수를 맛보고 있는 사이, 노총각들은 뼈빠지게 일하면서 멋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결국 점점 문화의 차이를 느끼는 가운데 남성과 여성들 사이엔 좁혀질 수 없는 커다란 갭이 생겨나는 것이다. 여성들은 남성들의 이런 촌스러움을 탓하고 무시한다.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자신들 이상으로 멋과 분위기를 아는 남자를 원하는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좋은 것만 맛본 여성들은 낭만을 모르는 남자, 일밖에 모르는 남자, 교양이나 문화와는 담쌓은 남자, 곰처럼 일하며 세상의 즐거움을 반납한 노총각들에게 비웃음을 보내고 있다. 한편, 남자들은 요즘 여자들이 왜 자기 같은 남자를 못마땅하게 여기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이렇게 고급 문화를 따라 멀리 날아가 버린 여성들을 향해 솔친다.
“도대체 얼마나 잘난 남자를 원하는 거야!”

하지만 콧대 높은 노처녀들이여, 그대들은 아는가? 노총각 자신은 비록 촌스러워도 자신의 애인만큼은 화려하고 멋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그것이 곧 그들의 행복이란 사실을. 그러니 여인들이여, 멋없는 남성들에게 돌을 던지지 말라. 당신이 멋 부리며 온갖 문화의 혜택을 누리고 있을 때 열심히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낸 남자는, 당신의 잣대로 함부로 낮춰서 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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