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시간에 관한 재미있는 얘기가 하나 있다.
여자가 약속장소에 30분 늦게 나왔을 때,
1. 초반기= “미안하기는. 기다리는 동안 자기 생각만 했어.”
2. 진행기= “늦은 벌로 요기 뽀뽀해 줘.”
3. 과도기= “너 지금 웃음이 나오니!”
4. 권태기= “누구는 시간이 썩어 남는 줄 아냐?”
5. 말년기= 이미 떠나 버리고 없다.
사람에겐 인내심의 한계라는 게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걸 용서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면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특히나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 앞에선 더 더욱 용서 받지 못할 것이 있다. 바로 ‘기다리게 하는 죄’이다.
남미 쪽 사람들은 시간에 관한 개념이 상당히 흐리다. 브라질이나 콜롬비아 같은 곳에서는 시간약속을 하면, 평균 30분에서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 하나 늦은 사람을 탓하거나 나무라지 않는다. 또 시간 약속도 없이 다른 사람의 집에 찾아가기도 예사다
한편 구미 사람들은 시간 약속에 관한 한 스스로도 철저하고 상대방에게도 엄격하다. 그들은 초대 문화, 예약 문화가 뼈 속까지 정착되어 있다. 이 모든 게 시간에 관해서는 철저하게 합리적인 그들의 사고를 반영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신은 그렇지도 못하면서 상대방은 시간을 칼같이 지켜주길 바라고, 어디서든 ‘빨리빨리’를 최고로 생각한다. 한마디로 약속 시간에 관한 한 우리들은 일종의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하루는 한 여성회원에게 엄청난 항의가 들어왔다.
“선생님, 저희들, 압구정동에서 만나기로 했었잖아요! 그런데 그 사람이 어...어떻게 저한테 그럴 수가 있죠? 여자가 한 5분 정도 늦는 것은 애교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너무 시간에 맞춰나가는 게 이상해 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확하게 5분을 늦게 나갔거든요? 그랬더니... 그 사람이 그냥 가버린 거예요. 그리곤 메모를 남겨 놓았더라구요! ‘기다리다 먼저 갑니다!‘하고요.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는 거예요? 제가 뭘 잘못했나요?“
그 여성회원이 무슨 죽을 죄를 지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대의 입장에선 이미 정확히 시간을 지키지 않는 상대에게 기대를 저버렸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저마다 상대에게 기대를 거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그 남성회원은 ‘시간’ 이란 부분에 큰 관심과 기대를 걸었던 게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을 것이다.
약속시간, 5분 늦는 것이 당신에겐 사소한 시간일지 모르지만, 상대방에겐 소중한 5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라. 결국 시간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신용’을 잃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