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팅 날 비가 올지, 눈이 올지, 바람이 많이 불지 그 누가 알 수 있겠는가. 하지만 어떠한 경우라 하더라도 절대 당황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듀오 회원 중에, 궂은 날씨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은 만남이 있다.
미팅이 있는 날 하필 비가 내렸고, 여성 회원은 지하철을 타고 오다가 잔꾀를 생각해 내었다. 만약 자신이 우산을 가져가지 않는다면, 상대 남성의 우산을 함께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일부러 지하철에 우산을 두고 내렸던 것이다. 그런데 남성 회원은 깜빡 잊고 우산을 회사에 놓고 나온 것이다. 둘은 우산 하나를 쓰고 낭만있게 걷기는커녕, 쏟아지는 빗속에서 열심히 택시를 잡아야만 했다. 마침내 쫄딱 젖은 서로를 쳐다보던 둘은 웃음을 터뜨렸고, 첫 만남의 긴장감은 빗물에 녹아 내렸다. 그리고 빗물을 흠뻑 머금은 사랑의 싹이 조금씩 움트기 시작한 것이다.
이 여성 회원처럼 비가 오는 날은 일부러 우산을 가져가지 않는 재치를 부려보는 것은 어떨까. 만일을 대비해서-상대방이 맘에 안 들지도 모르니까-접는 우산을 가방 속에 넣어가도 좋고. 장소는 재즈 바가 좋을 것 같다. 무드를 잡기에도 좋고, 한잔의 칵테일로 사랑의 감정을 키울 수도 있으니까. 또 비 오는 날은 이동을 할 때나 집으로 돌아갈 때 함께 자동차를 타고 가기 쉽다. 그러므로 좀더 치밀한 계획을 세우려면 비 오는 날 어울리는 노래를 선곡해 놓는 것도 좋다.
어느 여성은 비 오는 날 만났던 상대방의 섬세한 배려에 완전히 반했다고 한다. 비가 억수로 퍼붓는 날, 상대 남성의 차를 탔는데 상큼한 자스민 냄새가 났다고 한다. 게다가 운전을 하는 그에게서 신비로운 느낌의 아르마니 향기가 언뜻언뜻 풍기는 것이었다.(여기서 주의할 점! 비 오는 날은 후각이 예민해져서 상대의 향수 냄새에 더욱 민감해진다.) 이미 이쯤에서 상대의 매력에 홀딱 빠진 그녀, 남자의 마지막 펀치 한 방에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가 조용히 튼 음악이 조지 윈스턴의 ‘디셈버(December)’였던 것이다. 비가 오는 날은 자칫 기분까지 칙칙해지기 십상인데, 맑은 피아노 소리로 인해 오히려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었다. 그래서 그의 애프터 신청에 단 1초도 생각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는 후문이 들려오고 있다.
비가 오면, 비를 최대한 이용하라. 그리고 사랑을 쟁취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