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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사두었던 필름을 꺼냈다.
그때가 만남과 헤어짐, 학생과 사회인이라는 불안한 경계에 서있었던 2009년 어느쯤엔가로 기억한다.
벌써 절대로 오지 않을 것 같았던 2010년도 지나가고,
처음 살때는 마치 먼 미래와 같이 느껴졌던, 그래서 전혀 의미없을 것 같았던 유통기한 2011년 3월도 이미 지나있다.
우리네 인연에도 이런 유통기한 정해져 있다면, 그리고 저렇게 명확하게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좀더 분명하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오히려 망설임만 더 컸었을까.
나는, 또 너는 그때 우리의 미래를 그렇게 불안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말을 또 되뇌어 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며,
이미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필름을 이제야 뜯고 오래된 카메라에 넣는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것들이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필름에 담긴다고 생각하니,
그 자체가 하나의 아이러니로 느껴져 혼자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