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내가 이렇게 됐지"
안정된 직장 생기고 내가 결혼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결혼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내 생각을 완존히 묵살하고 있다.
결코 내가 여성을 무시하거나, 자기 주장만을 고집하는 그런 비민주적인 남자도 아닌데...아마 성격차이거나, 상대 여성의 눈이 넘 높아 나의 매력을 못 알아차린걸거라고 위안도 해보았건만... 작달막한 키에 까무잡잡한 피부도 부족해, 청춘의 심볼인 여드름 자국까지 난 내 얼굴 상태를 보고 있노라면... 상대 여성이 내게 매력을 느낄 틈이 없을꺼야. 게다가 말주변은 왜그리도 없는지...
민호씨는 답답해졌다. 답답함과 초조함을 떨쳐버리려고 애꿎은 담배만 축내고 있었다.
"제기럴, 난 왜 되는 일이 없을까"
오늘도 편찮으신 어머님의 말씀이 귓가에 쟁쟁하다.
"민호야,엄마 살아 있을때 장가가는것 보고 싶다"
2년 전부터 큰 병명없이 시름시름 앓고 계신다. 엄마를 생각하면 빨리 장가 가서 며느리가 지어준 따뜻한 밥한공기라도 대접하고 싶지만...
월급 꼬박꼬박 나오는 안정된 직장에서 능력 인정 받고,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성임에는 틀림이 없는데... 내 반쪽 찾기가 왜 이렇게도 힘이든건지... 내가 주제파악을 못하고 상대여성을 넘 고르나?하고 반문도 해 봤지만... 아뭏든 황금연휴를 집에서 버티기엔 질식할것 같다.
에라 모르겠다.
잠이나 잘려고 몸둥아리를 눕혔지만 초저녁부터 잠자리에 든다는 것이 오히려 숙면을 방해할 것 같아 내팽개친 신문을 집어 들었고... TV 프로에 심심찮게 출현해 이름이 알려진 광수생각 '당신이 꿈꾸던 상대, 듀오에서 만날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보는 순간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그 전율을 느낀것도 잠시... 듀오에서 몇번의 만남을 가져 보았지만.. 늘 상대여성이 맘에 안들거나, 상대가 날 맘에 안들어 하곤 했다. (내가 차인 이유는 단지 작달막한 키 때문이라고 여전히 자위하면서...)
희진씨도 결혼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따뜻한 엄마 품속에서 차려주는 밥먹고 출근해서 일 열심히 하고 퇴근 시간에 맞쳐 친구들이랑 개봉영화 보고 수다떨고, 맛있는 피자나 스파게티로 저녁 때우고... 집에 와선 겨우 화장만 지우고 잠자리에 들면 그만인 편안한 일상을 계속 누리고 싶었던 것이다. 가끔 조카들의 재롱을 볼때면 새삼스레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만.
하지만 그것도 잠시...
주위 친구들이 하나둘씩 배신(?)하고 시집을 가버리자 희진에게도 왠지모를 불안감이 엄습해 왔고... 문득 가을이 쓸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결국 그녀는 듀오에 문을 두드리게 되었다. 희진씨가 첫번째 만난 사람은 그야말로 돈 많은 남자였다. 돈만 있으면 뭐든 할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멋진 차에 더 반해 드라이브를 즐겼고,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본스테이크와 곁들인 와인은 가이 환상적이었다. 그게 사랑이라 믿었고 결혼까지 결심한 유일한 남자였다.
매일매일 그 남잘 만나고 싶었지만 그 남잔 항상 하루걸러 희진을 만나주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희진보다 더 이쁜 여자와 데이트하고 있는 그 남잘보고...치미는 분노와 절망을 느꼈다.
그후 몇번의 미팅을 가져보았지만 희진의 뇌리속에 첫번째 남자의 이미지가 남아 있어 그런지 별 성과가 없었다.
나인 들어가고...엄만 눈쌀을 찌푸리며 서른 넘기지 말라고 역정을 내신다.
봄볓이 따사로운 어느날 희진은 꿈을 꾸었다. 꿈이라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만큼 생생한 꿈을...
"그렇게도 기다리던 사람이 바로 당신이었군요"라며 희진에게 청혼하는 멋진 남자와 결혼하는 꿈을.
난 오늘도 지하철 노약자 제일 구석자리에 안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하철 출발역에서 타기에 내 입맛대로 앉을수 있어서 좋다. 어느 순간부터 노약자 자리가 아니면 다른 자린 어색했다. 눈을 지긋이 감고 어제밤에 꾼 꿈을 생각했다. 어머님 아프시니깐 빨리 결혼해야한다는 민호씨의 걱정어린 목소리가 내게 전달되서 그런지 어젠 민호씨가 어떤 여자분과 결혼하는 꿈을 꾸었다.
다른 사람 열 체쳐 두고라도 민호씬 좋은 사람으로 매칭해서 짝을 빨리 찾아드려야 겠다는 생각에... 사무실이 멀기만 했다. 허겁지겁 사무실에 도착해서 따뜻한 커피 한모금을 목구멍에 넘기는 찰라에 전화가 울렸다.
"언니,희진이! 어제 내가 결혼하는 꿈 꿨는데, 뭐 괜찮은 남자 없어요"라며 전에 없이 밝은 목소리였다.
"진짜야~ 신기하네 나도 어제 민호씨가 어떤 여자분이랑 결혼하는 꿈을 꾸었는데... 혹시 그 여자가 희진씨 아닐까?"
서로 웃으면서 말장난을 쳤고... 희진씨 꿈에 나타난 그 남자가 민호씨일지도 모른다고 나의 직감을 희진씨에게 빡빡 우기며... 희진씨에게 민호씨의 profile을 소개했고, 다른때 같으면 키 짧다고 당연히 거절할 profile인데도 그날은 희진씨가 나의 직감에 순수히 동의하는 듯했다.
드디어 두 사람은 운명적인 만남을 가졌고...미팅체크를 위해 두 사람에게 hp 음성을 몇번 남겼지만...두사람에게서 아무 대답을 들을 수가 없었다.
내가 꾼 꿈만 믿고 희진씨에게 넘 키작은 남잘 소개시켜줘서 실망스러워서 미팅체크를 안해주나? 민호씨 원래가 말이 없는 남자니까 미팅체크를 안해준다 치더라도... 갑갑했다 정말~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희진씨에게 한통의 전화가 왔다.
"언니,오랜만이죠,잘 계셨죠,저 결혼해요"
"진짜? 누구랑?"
"민호씨랑요"
"세상에 어쩜 그럴수있니 지지배, 전화한통없이 있다가"
난 눈을 흘기면서도 내심 내 꿈이 맞았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자그만한 체구가 볼품없다고 느낀적도 있었지만, 만나면 만날수록 정이 가고 편안한 남자였고, 자기만을 사랑해주는 남자였기에 사랑할수 밖에 없었다고. 사랑하니라고... 미팅체크도 해줄틈이 없이 많이 사랑하는 두분 분명히 행복할껍니다.
꿈은 꾸는 자의 것!
"태몽도 제가 대신 꿔 드리면 안될까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