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유머가 있는 결혼식

이록기/황경자 커플      [박순애 커플매니저]

첫 만남일 : 2000-08-24 결혼일 : 2001-03-24

99년 12월 마지막날... 퇴근을 하려고 나서려는데 다급한 목소리의 한 여성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는 "지금 상담하러 갈테니 가지 말고 기다려달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끊는 것이었다.
그후 20분 쯤 지났을까?
언니쯤 되어 보이는 한 여성분과 함께 걸어들어오던 그녀의 첫인상은 천진난만한 갓난아이의 '해맑음'을 떠올릴 정도로 환하고 밝았다. 화려한 미인의 얼굴은 아니었지만 은은하면서 속되지 않은 절제된 밝은 성격이 그대로 내비쳤다. 게다가 그녀의 풍부한 유머감각은 온 세상을 환하게 비추고 메마른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는 마술처럼 느껴졌다.
그녀는 그날 바로 회원으로 가입 했고... 이후 여러차례 미팅이 진행되었다.
근데... 그렇게 괜찮은 그녀가 상대 남성으로부터 '별로 예쁘지 않은데요'라는 줄곧 실망스런 반응을 얻게 된 것이다. 나는 남자들의 배우자감 기준이 혹시 '미스코리아'가 아닌가 하는 의문에 빠져들었고... 더불어 이런 현실에 실망하고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여성분이 나를 찾아와 날씨도 덥고 왠지 지금은 자기의 짝이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며 두 달만 쉬어 보겠다 했다. 그리고 나서 2개월 정도가 지났을까...? 가을예감을 느끼게 하는 8월의 하순 무렵의 어느날...
지식인의 보편적인 표현이 딱 어울리는 약간 마르고 창백한 모습에 절제된 언어구사, 명확한 자기표현으로 키도 약간 작고 마른 체격이지만 왠지 남을 압도하는 분위기의 이지적인 남성분이 가입을 했다.

그 남성분을 만나뵌 순간 나의 뇌리를 스치는 한 여성이 있었으니... 바로 '유머 있는 여자' 황숙경씨!
차갑고 지적이고 딱딱한 기계연구를 위해 책과 컴퓨터가 일상이 되어있는 이 남성회원에게는 창의적인 일에 기발한 아이디어를 표현해내고 메마른 마음을 녹여주는 여자가 절대적일 것 같았다.
그 후 자연스럽게 두분의 미팅은 진행되었고...
처음 만나던 날... 남성분은 첫만남의 어색함에 무슨 말을 꺼내야 될 지 몰라서 그냥 커피잔만 쳐다보길 반복했고, 어쩌다 얼굴이 마주치기나 하면 어색함에 시선을 피하곤 했다는데...
여성분이 계속 말을 시키고 재밌는 말로 분위기를 이끌어 가자 결국 남성분도 자연스러움을 되찾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어 갔다고 한다.

그날 저녁메뉴는 짜장면이었다고 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남성분 아버님이 중국집을 하신다나... 그래서 짜장면도 잘 먹는 그녀를 보고 아버님께도 사랑받는 며느리가 될 것 같아 느낌이 좋았다고 한다.)
그렇게 두분은 자연스런 만남을 이어갔다.

그러던 어느날 일요일 당직으로 사무실에 출근해 있는데 여성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선생님 저 지금 록기씨와 제 외갓집에 왔어요. 외할머니께서 어떤 사람인지 보고싶다고 해서요~
근데 할머니가요... 사람하나 정말 잘 골랐다고 하시면서 합격이라지 뭐에요~ 선생님 정말 감사해요. 다음에 록기씨와 가서 짜장면 사드릴게요. 안녕히 계셔요"하는 전화였다. 너무너무 행복해 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니 나까지도 행복감에 젖어드는 듯 했다.

그 후 2월의 문턱에서 노곤한 오후를 보내고 있던 어느날... 그녀에게서 한통의 메일이 날라왔다.
<유머있는 여자가 최고의 냉철한 두뇌가 일하는 대기업의 연구원을 따뜻하게 녹이고, 짜장면도 잘 먹어 결국 결혼에 골인했다!>
'선생님~ 제 결혼스토리 테마는 이거에요~'라는 애교섞인 메세지와 함께 3월 24일 두분의 결혼일정을 알려왔다.

~~~ 정말 츄카! 츄카합니다. 당신의 결혼을 츄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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