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그 사람 너무 촌스러워요. 세상에.. 칵테일 마시러 가서 리필되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어디있어요?"
미팅을 하고 난 후 이것 저것 불만사항을 토로하는 이명희씨.
반면 이명희씨와 미팅을 한 이재진씨는...
"허허..여성분 괜찮았는데요.."라며 부끄러운 듯 웃으며 얘기한다.
커플매니저로 일하다 보면 한쪽만 마음에 들어하실 경우에 어떻게 상대분의 의사를 전달할까.. 난처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일.
힘들게 얘기를 꺼내어 이재진씨의 아쉬운 목소리를 뒤로한 채 또 다시 매칭작업을 하여 두 분에게 적합한 상대분을 소개해 드려야 했다.
그러나 이게 웬일!!
남성분을 소개해드리려고 이명희씨께 전화를 드렸더니 이재진씨를 이번 토요일에 만나기로 했단다.
어찌된 일인지 여쭤봤더니 이재진씨께서 전에 주고 받은 명함에 있는 이명희씨의 이메일주소로 예쁜 플래쉬들과 카드, 그림 등을 하루에도 3~4번씩 보내주며... 모든 카드마다 "이명희씨만큼 멋지고 상냥한 여성분을 다시한번 만난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습니다.." 라는 멘트를 넣어 이명희씨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한다.
이명희씨는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고민고민 하다가 남성분의 정성이 갸륵(?)하여 한 번 더 만나주기로(!) 했다며 나중에 새로운 남성분을 소개시켜 달라고 했다.
그후 두분은 영화도 보고, 차도 마시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고, 2달이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결혼을 전제로 사귀어보자고 서로 얘기 했다고 한다.
그러나 서로 다른환경에서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두 커플이 결혼을 전제로 만나다 보면 서로에 대한 단점이 보이기 마련.
이명희씨는 이재진씨의 그 촌스러움(?)때문에 불만이 많았고, 이재진씨는 이명희씨의 너무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에 피곤함을 느꼈다고 한다.
결국에는 여러번의 다툼 끝에 중간 합의점을 봤는데...
이재진씨는 '이명희씨가 사준 옷, 코디해준 옷을 불만없이 입는다~
감자탕, 족발, 곱창 등.. 의 아저씨 음식(?)말고 가끔은 훼밀리 레스토랑이나 스파게티전문점에 가서 분위기를 내본다~' 등 이었고...
이명희씨는 '위에 적힌 내용을 제외한 모든 점에서 최대한 이재진씨의 의견을 존중해 준다~' 였다고 한다.
대충 위의 항목을 골자로 한 중간 합의점을 정한 후 실천에 들어갔는데 이재진씨는 이명희씨의 세련된 코디와 배려에 회사에서 아주 유명해졌다고 한다.
하긴 항상 똑같은 옷에 빗은 둥 마는 둥 한 머리로 회사에 출근했던 이재진씨가 어느 날 갑자기 세련된 면바지에 스트라이프 옷, 야유회 때도 멋진 선글라스와 잘 어울리는 반바지, 항상 단정한 머리.. 등 완전히 다른사람으로 변했으니 회사동료들이 모두 놀랄 수 밖에..
처음에는 이명희씨의 이런 배려를 짜증으로 받아들였던 이재진씨는 주변 사람들의 얘기와 차츰 세련되어 가는 자신의 모습에 너무나 만족해 하며 나중에는 남성복매장에 가서 진자주색 셔츠를 가리키며 "나 저거 입으면 바지는 어떤색으로 입어야 할까? 나한테 자주색도 잘 어울릴 것 같니..?" 라는 얘기를 먼저 꺼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이재진씨는 이명희씨의 얘기는 뭐든 잘 듣고, 존중해 주는 착한(?) 남성으로 변하게 되었고, 자연적으로 이명희씨도 자신을 고맙게 생각해 주고 인정해 주는 이재진씨의 태도에 더욱 더 잘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한 번은 같이 커플룩을 입고 춘천에 놀러갔는데 거기 자전거를 빌려주는 한 아주머님이 "어머..어쩜 커플이 이렇게 닮았어요..?"라며 물었다고 한다.
이재진씨는 그저 신나서 "그렇죠..?"라며 웃는데 이명희씨는 겉으로는 웃으면서도 '참.. 내가 저렇게 촌스러웠던 사람과 닮았다니.. 정말 용됐지 용됐어..'라며 속으로 한참을 웃었다고 한다.
춘천에서 재미있게 놀고 저녁노을이 질때쯤.. 경치좋은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는데 이재진씨가 대뜸 "우리 언제 날 잡을래..?"라며 물었다.
"그게 무슨 얘기야..?" 이명희씨는 어리둥절해 하며 다시 물었고,
"우리 결혼 언제하냐고..?" 이재진씨가 다시 말했다.
이명희씨는 너무 무드없고 터프하게 청혼하는 이재진씨에게 다시 화가 났고,
"세상에.. 그걸 청혼이라고 하는거야..? 너무한다 너무해.." 라며 속상한 마음에 이재진씨 앞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한다.
이에 당황한 이재진씨. 펑펑 우는 임진현씨 앞에서 달래고 달래다가 카페 주인아주머니의 도움을 받아 그 카페내에 장식으로 있는 꽃 한다발과 멋진 음악으로 다시 청혼을 했다고 한다.
"평생 내 곁에 있어줄래..?"
울다가 눈이 빨개진 이명희씨. 청혼을 하며 쑥스러워 어쩔 줄 모르는 이재진씨 앞에서 "내가 이런 것도 가르쳐 줘야돼?" 라며 답변을 했다고...
두 분은 눈이 소복히 내린 1월 7일에 예쁜 결혼식을 올렸고, 지금은 알콩달콩 즐거운 신혼생활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고, 또 상대방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주는 커플이야말로 진정한 커플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