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통화 때 회원님의 중저음 목소리에서 묻어나던 따뜻함이 기억납니다. 서로 잘 부탁한다는 인사를 나누고, 꼭 성혼으로 마무리하자고 다짐하며 첫 통화를 끝냈죠.
회원님은 안정적인 직장에 결혼 준비까지 다 되어 있는 신랑감이었어요. 첫 만남부터 순조롭게 진행이 되어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고, 역시나 만남 후기도 좋아 서로 호감을 갖고 몇 번 더 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인연으로 연결되지 않아 다른 매칭으로 몇 차례 더 만남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기대와는 달리 결과는 늘 같았습니다.
두루 잘 갖춘 남성인데, 왜 이렇게 인연이 이어지지 않지?
이상하다 싶어 회원님과 좀 더 깊은 대화를 나누며 매칭과 만남의 방향을 논의해 보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통화하던 중 결정적 이유를 알아냈어요.
“제가, 어쩌다 보니 모태솔로입니다."
수화기 너머 수줍은 목소리가 짠하면서도 얼마나 귀엽고 순수하게 느껴지던지요.
제가 매칭매니저로 일하며 느낀 점은, 요즘 의외로 연애를 안 해 본 모태솔로가 많다는 것입니다. 직장, 학력, 외모 등 어디 하나 빠질 게 없지만 치열하게 살다 보니 타이밍을 놓친 싱글 남녀가 꽤 많았어요. 연애를 못 한 채로 막상 결혼하려니,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가 없거나 친구, 지인 소개에도 한계가 있어 결혼정보회사를 찾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었습니다.
우리 회원님도 이런 경우였어요.
저의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프로필 매칭이 아닌 감성 매칭을 하기로 방향을 조정했어요. 다른 매니저들에게도 현 상황을 공유하며 이상적 만남을 찾아 나갔습니다.
드디어 우리 회원님과 잘 어울릴 만한 여성을 찾았고, 상호 승낙에 따라 만남까지 일사천리로 성사가 되었습니다. 예상대로 첫 만남 결과가 좋아 서로 좀 더 알아 가는 시간을 갖기 위해 데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제2의 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맛집 정보와 드라이브 코스, 스타일링까지 여러 조언을 하며 잘되기를 빌었습니다. 회원님 못지않게 저 또한 간절하게 염원했습니다. 다행히 여성도 우리 회원님의 진심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더욱 열어 주었어요. 종종 연락을 드려 잘 만나고 있는지 혹시 조언이 필요하지는 않은지 신경을 썼습니다. 하지만 걱정과 달리 처음 하는 연애임에도 아주 꽁냥꽁냥 예쁘게 잘 만나고 있었어요. 엄마 미소가 절로 지어졌답니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만나 결혼을 약속하고도 상견례를 미룬 채 애타는 마음으로 어렵게 결혼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예식장도 원하는 시기로 잡지 못하는 등 예기치 못한 난관들이 있었지만, 둘이서 슬기롭게 헤쳐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1년 6개월 동안 예쁘게 연애를 하고, 마침내 결혼에 골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