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거리가 멀면 자주 만나기 어렵고 교제도, 결혼도 어렵다."
"의사와 한의사는 학문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 대화가 안 된다."
연애와 결혼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이런 선입견을 극복한, 어느 커플의 달디 단 성혼 이야기를 들려 드릴게요.
처음에 여성 회원은 매니저를 통해 소개받는 것이 어색하고 아주 조심스러워 보였어요. 같은 의료직 남성들 위주로 맞선을 봤는데, 애프터로 이어지지 않고 계속되는 만남에 지쳐 가고 자존심도 상한다고 토로하기도 했죠. 아무리 조건을 맞춰도 이성 간의 만남이고, 또한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자리이다 보니 서로 신중할 수밖에 없고 쉽게 애프터나 교제를 결정하지는 못한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그렇게 맞선을 보며 인연을 찾고자 노력했지만, 첫 가입 기간이 끝나도록 인연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진선 님은 예민한 감정을 그대로 표출했고, 매니저도 심적 부담감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상당히 조심스럽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고, 차츰 서로의 마음이 경직됨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진선 님은 쉽게 포기하지 않고, 두 번째 가입을 시작하며 심기일전했습니다.
다시금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며 매니저에게 깊은 신뢰를 주고 마음을 활짝 열어 주었어요. 이후부터 대화가 한결 부드럽고 편안해졌으며, '회원님의 마음이 안정되었구나' 싶었습니다. 그때 마침, 새로 가입한 한의사 남성이 있었는데, 진중한 모습에 성격이 상당히 여유롭고 좋아 보였어요. 이 남성은 의료직 여성을 소개받길 원했고, 저는 문득 진선 님이 생각났습니다.
서로 먼 거리에 있었지만, 여성 회원에게 이 남성을 소개하고 싶었어요. 혹시나 하고 남성 회원에게 운을 떼니 "거리가 뭐가 문제냐"며 "괜찮으니 만나 보겠다"라는 것입니다. 여성에게 소개하니 "거리가 멀어서 교제가 되겠나"라며 걱정했지만, 상대 쪽에서 만나겠다면 응하겠다는 답을 해 왔습니다.
저는 두 사람에게 큰 기대는 갖지 말라고 조언하며 마음의 부담을 덜어 주려 했습니다.
“혹시 인연이 될지 모르니 부담 없이 한번 만나나 보세요.”
의정부와 인천에 거주하는 두 사람은 낮은 기대감과 장거리 교제의 리스크를 안고서 만남을 약속했습니다.
다행히 진선 님이 흔쾌히 인천에서 일산까지 택시로 갈 수 있다는 적극성을 보였고, 규준 님 역시 의정부에서 일산으로 가는 것에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아 했어요. 둘은 그렇게 수도권 끝과 끝에서 인연을 찾기 위해 일산으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먼 길을 달려와 만난 둘은 단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만남 이후로도 계속 만남을 이어 갔고, 일산은 둘의 데이트 장소가 되었습니다. 몇 개월간 교제를 이어 가던 두 사람은 오래지 않아 결혼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두 사람의 간절함과 정성에 주변의 선입견 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서로를 만나러 가는 그 거리가 기대와 설렘으로 채워졌고, 애틋함을 더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매니저를 믿고 따라 준 두 회원에게 무척 감사한 마음이 들었고, 노력해서 찾은 인연이기에 더욱더 값지고 소중하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