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한번 상처 입은 분들은 삶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재혼을 희망하시는 분들을 대할 때는 또한 번 상처를 입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많이 신중해지고 조심스러워 집니다.
결혼의 실패를 맛본 후 스스로 자괴감을 느끼며 이혼남이라는 굴레 자신을 가두어 놓았던 이정길씨는 저와의 첫 만남에서 "주위의 끈질긴 권유로 듀오에 가입하긴 했지만 사실 자신이 없어요."라는 말씀에 가슴이 많이 아팠습니다. 하지만, 진짜 인연을 만나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실의에 빠져있던 이정길씨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고, 좋은 남자가 되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한 김미화씨와의 만남 이후 그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것 같았다며 저에게 그들만의 러브스토리를 공개하였습니다.
다소곳하며 온화한 미소를 가진 그녀를 처음 만나는 순간 선녀가 걸어오는 듯 그의 심장은 두근거렸습니다. 삼십대 후반의 나이에 이런 영화 같은 사랑을 느끼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 후 이틀이 멀다 하고 만남을 가졌고 그녀를 생각하면 가슴이 뛰어 잠도 오지 않을 지경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점점 좋아질수록 남자 아이가 하나 있는 그로서는 그녀의 생각이 궁금했고 걱정도 많이 했어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을 때, 내가 낳은 자식처럼 사랑을 줄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말에 또 한 번 감동하였습니다. 이렇게 착한 마음을 가진 예쁜 사람을 보내 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둘만의 사랑을 키워가던 어느날 한강에서 어설픈 세레나데를 부르며 프로포즈를 하였지요. 무뚝뚝한 경상도 사내인 그가 그렇게 유치하기 짝이 없는 프로포즈를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랑의 힘이 였습니다. 그렇게 가진 것 없지만 그와 함께 사랑을 키워가며 미래를 약속한 그녀와 조그만 음식점에서 친지들과 함께 아담한 식을 치루게 되었습니다. 이혼 후 주의에서 많은 걱정과 격려를 해주신 모든 분들께 세 식구가 오순도순 행복하게 사는 모습으로 보답할 거라고 합니다.
“태어나 지금까지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거쳐왔고 그 선택으로 많이 울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선택만은 저를 웃게 하였지요. 이혼하면서 제 아들을 제가 키우기로 한 일, 그리고 듀오에 가입해서 그녀를 만난 것입니다.” 추운 겨울로 접어들 무렵 결혼 소식을 전하러 온 이정길씨는 저에게 이렇게 가슴 따뜻한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이런 인연을 맺게 해 주신 매니저님께도 감사합니다." 하며 감사의 인사까지 잊지 않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