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







회원 중에는 유난히 조건이 까다로운 사람들이 있다.
장남은 절대 안 돼요! .. 머리는 꼭 생머리인 여자여야 해요! .. 박사가 아니면 절대 안 돼요! .. 꼭 김희선을 닮아야 돼요! .. 연봉 00000 이상은 돼야… 등등. 심지어는 보조개가 있었으면 좋겠다, 팔목이 가녀린 여자였으면 좋겠다, 목소리가 매력적인 남자였으면 좋겠다는 등의 까탈스런 조건을 제시하는 회원도 있다.
이렇게 속썩이는(?) 회원들이 드디어(!) 결혼을 할 때는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으니 바로 그 까다로운 조건에 별로 맞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럴 때는 속 썩은 수많은 날들이 떠올라 조금 부아가 나기도 한다. 그래서 약 올리려고 슬쩍 그 이유를 떠 보면 "사랑으로 극복했다"는 뻔한(?) 말들을 되풀이 한다.
헹~ 누가 모를 줄 알고? 원래부터 그런 까다로운 조건을 다 충족시킬 사람이 없다는 것을, 부족한 부분은 서로의 사랑으로 채워야 한다는 걸 본인도 이미 알고 있다는 걸… 어찌 됐든 그런 질문과 답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세상에 하나 뿐인 인연을 만나 웃고 있기 때문에..




바로 오늘, 성혼커플로 소개하는 이 회원도 그런 경우다. 김미경 회원의 결혼에 관한 원칙 세 가지. "첫째도 궁합, 둘째도 궁합, 셋째도 궁합!!! 궁합이 맞지 않은 회원을 시켜 주려거든 차라리 나더러 결혼을 하지 말라고 해라!!"
어떤 사연 때문에 그런 조건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모르나 하여튼 김미경 회원은 궁합을 아주 열렬히 보는 분이었다. 심지어 자신의 결혼운에 맞는 생년월일을 뽑아 수첩에 적어놓고 그 날짜에 맞는 분만을 골라 미팅을 할 정도였다. 그 덕분에 팔자나 운세 그리고 궁합 같은 것엔 신경도 쓰지 않던 이 과학적인(?) 커플매니저도 덩달아 수첩과 달력을 뒤지는 곤욕을 치러야 했다.
하지만 문제는 서로의 고생이 아니라, 궁합이 좋은 상대를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 거였다. 궁합이 좋은 상대를 찾았다 하더라도 미팅 의사가 없으면 또 다른 상대를 찾아야 하고, 어떻게 뜻이 맞아 미팅이 진행 되도 교제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김미경 회원의 회원활동 기간이 거의 끝나 가고 있었다.
나 뿐만 아니라 김미경 회원도 조금씩 지친 눈치. 도대체 그놈의 궁합이 뭔지…… 그러다 어느 날 오후, 서류를 무심히 둘러보던 중 김미경 회원과 궁합(!)이 잘 맞을 듯한 느낌이 오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궁합도 무난한 편이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괜스레 내가 주먹을 불끈 쥐며 성공을 결심하게 되어 재빨리 미팅 타진. 마침 남성 회원도 미팅 의사가 있어 두 분의 만남은 이리도 어렵게 이루어졌다. "저… 다음에 또 만나기로 했어요!!" 다음 날 들은 기쁜 소식.
어디가 좋더냐고 짓궂게 물었더니 "믿음직해서"라며 수줍게 대답을 했다. "혹시 궁합 때문에 그런 거 아니에요?" 장난기 발동해 다시 물었더니 이제는 "책임감 있는 성격과 적극적인 사고방식이 좋아서"라고 목소리를 떨었다.
"앗, 진짜구나!!" 떨린 마음에 미팅 당사자였던 남성 회원, 허영우 회원에게 확인 전화를 걸었더니 허영우 회원도 "김미경씨가 매우 착한 마음씨를 가졌더군요."라며 아주 유쾌하게 대답을 했다. 그제서야 어려운 숙제 하나를 푼듯한 가슴 뿌듯함이 마음 한 구석을 훑었다.




뭐 그리 급했는지 허영우, 김미경 커플은 딱 3번 만나고 결혼을 결정했다.
부모님 상견례에 결혼날짜까지 아예 잡았다고 하니 늦게 만난 만큼 빨리 새출발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처음엔 궁합 좋은 사람만 찾았는데 이 사람 만나고 나니 궁합은 별로 중요한 거 같지 않아요. 이 사람이 좋으니까 "우리는 천생연분이다" 하고고 자연스럽게 믿어지는 거 있죠? 하하하~ 이제는 더 이상 궁합은 안 따질 거예요." 사진을 보내 오면서 김미경 회원과 허영우 회원은 허허허, 호호호 행복하게 웃었다. 궁합이 맞든, 안 맞든 그게 중요하겠는가!! 바로 지금, 이 부부가 행복하다는 것. 그것이 진짜 잘 맞는 궁합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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