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할 때마다, 티를 내려고 하고 인정 받으려고 하고 소문 내려고 하고. 이런 사람들은 아직까지 초등학생 정도의 정신연령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이다. 우리들은 스스로 얼만큼의 정신연령과 어른스러움을 갖췄는지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진정한 어른스러움과 선행 앞에선 자연스레 무릎을 꿇게 되는 것이 인간 아니겠는가? 자, 정신연령이 높은 사람의 얘기를 좀 해보자.

남성회원은 돗수 높은 안경! 꾸부정한 허리! 다소 초라한 외모의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이었다. 성격마저 조용하고 내성적이라 미팅에 한번 나왔던 여성회원에게 적잖이 지루하고 실망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거리로 나온 두 사람. 분주한 명동 거리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깜빡 잊고 테이블에 놓고 온 목도리를 찾으러 들어간 여성 회원이 다시 나왔을 때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구세군 냄비에 꼬깃꼬깃한 만 원짜리 한 장을 넣는 남성회원이었다.
IMF 이후 더욱 각박해진 세상 인심. 수많은 인파가 외면하고 지나치는 자선냄비 앞에 서 있는 남성회원의 모습이 순간, 그렇게 커 보일 수 없었다고 한다. 자선 냄비에 헌금하고는 예의 그 무심한 표정으로 하늘을 응시하는 남성회원! 못 본 척 다가선 여성회원은 남성회원과 나란히 걸으며 그의 손을 내려다 봤다고 한다. 추위에 벌겋게 언 손이었지만, 웬지 모를 훈훈한 온기가 배어 나오는 것 같았다고.
다음날 여성회원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침에 세안을 하다 어젯밤 일을 떠올리며 웃음을 지었다며, 하루를 웃음으로 시작하게 해 준 그 사람에게 감사한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다소 쑥스럽게 물었다. “그 사람한테...전화 왔었나요?”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남성회원의 사정상, 토요일 오후에 약속을 잡은 여성회원은 그날 반드시 치과를 가야 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토요일 오후라, 치과에 사람들도 많고 남성회원에게 일방적으로 기다리게 하는 게 미안했던 여성회원은, 마침, 치과 맞은편에 있는 오락실에 가서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30분쯤 후에, 다시 치과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한 그가 문을 나섰는데 약 30분쯤 걸릴 것으로 예상했던 치료는 생각보다 일찍 끝나게 되었다. 그녀는 맞은편에 있던 오락실로 그를 찾으러 갔지만, 그는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그녀가 오락실을 나와, 다시 치과에 가서 기다리려고 하는 순간, 그는 오락실이 아닌, 오락실 옆에 있던 ‘헌혈의 집’에서 나오는 게 아닌가. 그녀와 눈이 마주친 그는 쑥스러운 듯, 씩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저... 공중전화 카드가 필요해서요~ 헌혈하면 그거 준다고 하길래....”
하지만, 그녀는 그가 공중전화 카드 때문에 그곳에 가지 않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었다. 그 후로, 그들의 만남에 하트가 생겨난 건, 두말하면 잔소리일 것이다.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에는 착한 맘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해마다 남몰래, 구세군 냄비에 백만원짜리 뭉치를 넣고 사라지는 어떤 아주머니 같은 사람도 있고, 일생을 궂은 일하며 모은 돈을 장학금이나 불우이웃을 돕는 일에 쓰는 사람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렇게 아름다운 일들은, 결코 인위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 평소 생활하는 습관이 그렇지 않다면, 금새 티가 나고 말 것이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이 남을 돕는 일은 아주 자연스러워 보인다. 몸에 밴 습관. 그것이 보잘 것 없는 사람도 아주 크게 보이도록 하는 ‘확대경’ 의 역할을 한다. 평소에 그런 사람이 결혼한다고 달라지겠는가?
보통, 결혼하면 연애할 때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속아서 결혼했다는 말만이 공허하게 나돌게 되는데. 이런 종류의 사람들은, 이 험한 세상에서 검은 머리 파뿌리가 될 때까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다.
자, 당신은 이렇게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도록 하는 아름다운 습관을 갖고 있는가 한번쯤 자문해 볼 일이다. 상대방이 금새 알아차리지 못할 이런 매력은, 한번 알게 되면 절대 질리지 않을 영원한 매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 진실한 사람은 분명, 아주 매력적인 배우자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평소 자신의 모습을 관리한 어느 회원의 승리전략을 알아보자. 세 번째 미팅에 나선 K회원님은, 미팅에서 만난 남성회원의 외모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다. 썩 내키지 않는 기분으로 식사를 위해 남자의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약간의 접촉사고가 발생했다. 당연히 원인은 상대방의 실수였다. K회원님이 놀란 맘을 추스르는 사이에 남성회원은 문을 박차고 나섰는데. 외모는 별로인 그 남자. 하지만, 깨끗하고 합리적인 태도로 상대방과 사고처리를 하는 모습이 그렇게 매력적일 수 없었다. 당연히 미팅결과는 긍정적이었고, 그들의 만남은 계속되고 있다.
위의 경우에서처럼, 반드시 헌신적인 일을 하는 것만이 평소 습관에 배어나오는 것은 아니다. 세련되고, 합리적인 생활태도 또한 은근히 드러나는 것이다. 여자들은 이런 모습에서 남자에게 존경심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존경심을 느끼게 된 여자는 꼼짝없이 맘을 주게 돼 버린다. 어떤가? 나의 평소 모습은, 상대방을 매혹시킬 만큼, 세련되고 합리적인가? 만약, 남자와 함께 쇼핑을 갔다가 점원의 실수로 다른 물건이 들어있는 것을 알고 남자와 함께 다시 찾아갔을 때, 당신이 버럭 점원에게 화를 낸다면... 남자는 순간 정나미가 떨어져 버릴 것이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당신의 모습을 꿈꾸던 상대방은 실망감이 이만저만 아닐텐데 그 뒷수습을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니, 이렇게 돌발사고를 예상해서라도 평소에 잘하는 습관을 들여라. 장미향처럼 독한 아름다움은 아닐지라도, 모과향처럼 은은하고 멀리 가는 당신만의 매력에 언젠가 상대방은 푹 빠져들고 말 것이다.